배영희 오산대 교무처장
거대한 변화의 물결로 다가오는 n차 혁명의 ‘예측하기 힘든 미래를 어떻게 대응하나?’는 학생 질문에 우리 대학은 어떤 답을 할 것인가?
단언하건대 교육이 곧 답이다. 교육만을 통해서 대응력을 키워나갈 수 있다. 어떤 상황에 있더라도 학생은 그 시기에 필요한 교육을 충분히 받아야 미래에 대응할 수 있는 준비가 된다. 그렇다면 학생의 미래를 위해 우리 대학이 준비할 수 있는 진정한 미래교육이란 무엇인가? 특히 전문대학의 학생을 위한 미래 대응교육의 해답은 무엇인가?
한국의 전문대학은 고등교육기관으로서 ‘전문직업인 양성’의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교육과정 특성화에 매진하고 있다. 또한 산학연계 활성화와 현장직무중심 교육과정개발 등 전문교육과정 운영에 역량을 투입한다. 대표적인 결과물이 전문대학 교육과정 전반에 적용되었던 NCS(National Competency Standards) 기반 교육과정 운영이다. 위기와 기회 사이에서 전문대학이 힘든 결정으로 받아들였던 NCS지만, 단일화-표준화-대량화라는 산업사회의 가치실현을 위한 전공교육에 치우쳐서 19세기식 교육과정이라는 비판이 많았다. 즉 산업이 필요로 하는 훈련된 노동력 공급을 전문대학의 최대 목표 중 하나로 생각한 것이었다.
과연 고등직업교육기관인 전문대학이 전공교육중심 직업교육 운영에만 매진함으로써 산업체가 원하는 기술인재 양성과 학생이 원하는 평생직업의 두 가지 교육의무를 다했다 할 수 있을까?
미래사회 즉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산업화 시대에 인간이 해야 했던 노동의 대부분을 인공지능(AI)으로 무장된 로봇이 대체할 것이다. 우리가 습득하기 위해 노력했던 도구적 기술(Skill)은 필요하지 않게 된다. 또 지식의 반감기가 매우 짧아져 대학이 산업의 수요를 따라갈 수 없어 결국 현재와 같은 기술 중심 학교 체제는 사라지게 된다.
그러므로 지식이나 기능 따위의 교육에 치우치지 아니하고 인간이 지닌 모든 자질을 조화롭게 발달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전인교육’이 필요하게 된다. 바꿔 말하면 n차 산업혁명의 지능정보사회인 미래에 앞서 인간이 가진 비판적 사고와 합리적 의사소통능력을 키울 기초교육, 인간과 세계에 대한 바람직한 가치관 정립과 융합적 사고 및 창의적 문제해결능력을 함양할 교양교육 그리고 공동체의식, 시민정신, 심미적 공감 능력을 키울 소양교육을 통해 인류의 구성원으로서 갖춰야 할 보편적 지적 기반인 교양교육이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최근에 많은 전문대학이 교양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변화에 동참하고 있다. ‘전공의 경계를 넘어, 전문대학 기초교양교육 공유 플랫폼’ 심포지엄이 지난 1월 오산대에서 열렸다. 전문대 교양교육 담당자와 한국교양기초교육원, 한국교양교육학회 등이 함께했다. 전문대 교양교육의 현재와 미래를 통의하며 얻은 결론은 “전문대 교양교육 모델을 공유하고, 교육방법을 연구해 확산할 필요가 크다”라는 데에 모였다.
결국 전문대학 교육과정을 재구조화 하는 것이 해답이다. 학생들이 전공의 경계를 넘어 문해와 작문, 역사와 철학, 과학과 예술을 접할 수 있게 해야 하는 것이다. 경험한 만큼 생각하고, 생각한 만큼 행동할 수 있는 인간성 회복의 교양교육 노력만이 답이 될 것이라고 단언한다.
[발언대]미래교육의 근간, 교양교육 < 발언대 < 칼럼 < 지성의 전당 < 기사본문 - 한국대학신문 - 409개 대학을 연결하는 '힘' (unn.net)